일본음식 간 맞추기 소금과 간장 넣는 기준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도는 10월 끝자락에는 따끈하고 맑은 국물 한 그릇이 자꾸 생각나잖아요.
그런데 집에서 일본식 국물이나 반찬을 만들어 보면, 이상하게 밍밍하거나 소금 맛만 겉돌아서 아쉽더라고요.
오늘은 우리 부엌에서 일본음식 간을 감칠맛 나게 잡는 기준을 하나씩 짚어 볼까요?

일본음식 간 맞추는 법 소금과 간장의 역할 대표 썸네일

일본음식 간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기준은 딱 하나만 잡으면 돼요.

소금과 간장 맛이 앞에 나서지 않고, 주재료의 본래 맛이 입안에서 또렷해지는 지점에서 멈추는 거예요.

얼마 전 일본 나고야에서 한국 식재료로 일본 가정식을 만드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그 자리에서 한 일식 셰프가 일본 사람들의 입맛을 두고, 양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고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고 짚었어요.

양념이 적은데 어떻게 맛이 깊어질까 싶죠.

일본 요리에서 소금과 간장은 자기 맛을 내세우기보다 숨어 있는 재료 맛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쓰여요.

그래서 간은 양념 맛이 앞에 나오지 않을 만큼, 잡내는 잡히고 감칠맛은 올라오는 지점에 맞추면 돼요.

한번 넣은 양념은 다시 빼기 어려우니까, 처음엔 평소보다 조금 덜 넣고 맛을 본 뒤에 조금씩 더하는 쪽이 훨씬 수월해요.

양념이 적은데 왜 맛이 깊을까요?

감칠맛을 뜻하는 '우마미'라는 말이 일본어에서 왔을 만큼, 일본 요리는 이 맛을 중심에 둬요.

일본 식문화 책을 정리한 후기를 보면, 맑은 생선 국물인 지리를 좋은 예로 들더라고요.

지리에도 간장이나 소금이 들어가지만, 막상 떠먹어 보면 짠맛보다 생선의 감칠맛이 먼저 느껴진다는 거예요.

우리가 집에서 맑은 국물을 끓일 때도 짭짤함보다 재료의 시원하고 깊은 맛이 먼저 올라오는지 확인하면 돼요.

제가 보기엔 여기가 일본식 간의 출발점이에요.

소금과 간장은 혼자 튀는 맛이 아니라, 재료가 가진 맛을 앞으로 밀어 주는 도구로 쓰여요.

한 숟가락 맛봤을 때 간장이나 소금 맛이 먼저 훅 치고 올라오면 간이 재료를 덮어버린 거고, 무나 생선 같은 재료 맛이 또렷해지면 딱 알맞게 맞춘 거예요.

그러니까 간을 볼 때는 충분히 짠가 따지기보다 재료 맛이 잘 살아났나 물어보면 판단이 한결 쉬워져요.

여기에 매운맛이 거의 없다는 점도 같이 봐야 해요.

한국 음식은 맵고 달고 짠맛이 한데 어우러져 균형을 잡는데, 일본 음식은 매운맛이 빠진 만큼 짠맛에 더 기대어 맛의 윤곽을 잡는다는 해석이 있거든요.

그래서 평소 우리 입맛대로 만들다 보면 자꾸 고춧가루나 마늘로 빈자리를 채우고 싶어지는데요.

일본식 느낌을 살리고 싶을 땐 그 빈자리를 짠맛과 감칠맛의 균형으로 차분하게 채워 주면 돼요.

차분한 도자기 볼에 담긴 맑고 투명한 생선 지리 국물과 무·파 고명, 곁에 소량의 간장이 담긴 작은 종지가 놓인 가정 식탁.

소금과 간장은 어떤 일을 할까요?

일본 음식에 유독 짠맛이 발달한 데는 기후 영향이 커요.

덥고 습한 여름에 냉장 기술 없이 식재료를 상하지 않게 지키려면 소금이 꼭 필요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간장과 된장, 절임 같은 발효·염장 문화가 식탁의 바탕이 됐고, 초밥에 식초를 넣는 것도 밥을 쉽게 상하지 않게 두고 먹으려는 이유가 컸다고 하고요.

짠맛이 원래 보존을 위한 것이었다는 걸 알면, 냉장고가 있는 지금 우리 부엌에선 소금을 그만큼 넉넉히 넣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자연스럽게 서죠.

요즘 우리가 요리할 때 기억할 건 국물의 무게에 따라 소금과 간장이 하는 일이 다르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라멘은 돼지뼈나 닭으로 우린 진한 육수의 무거운 잡내를 잡고 감칠맛을 끌어올리려고 염도를 꽤 높게 잡는다고 해요.

같은 소금이라도 맑은 국물에선 재료 맛을 살짝 들어 올리고, 진한 육수에선 무거운 냄새를 정리하는 쪽으로 일하는 거죠.

이럴 때는 국물 농도부터 살펴야지, 고기 육수를 맑은 국물 기준으로 심심하게 맞추면 자칫 누린내가 남고 밍밍하게 느껴지기 쉬워요.

상황에 따라 소금과 간장이 어떻게 다르게 일하는지는 바로 이어서 반찬과 국물로 나누어 풀어 줄게요.

가스레인지 위 끓는 맑은 육수 냄비에 손끝으로 굵은 소금을 아주 조금 떨어뜨리는 장면, 옆에 유리 소금통과 작은 숟가락이 놓여 있다.
양념일본 음식에서 하는 일간 볼 때 볼 것
소금·간장(맑은 국물)지리처럼 재료 맛을 끌어올림짠맛보다 감칠맛이 먼저 오는지
소금·간장(진한 육수)라멘 육수의 잡내를 잡고 감칠맛을 올림잡내가 정리됐는지
식초초밥이 쉽게 상하지 않게 함보존과 새콤한 맛을 함께 고려
유즈코쇼(유자후추)모츠나베 국물에 곁들여 풍미를 살림먹으면서 따로 더하는 양념
맑은 국물과 진한 육수의 간 · 맑은 국물와 진한 육수 비교 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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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과 국물, 간을 어떻게 다르게 맞출까요?

일본 식사는 언제나 흰 쌀밥이 중심이에요.

심심한 밥 위에 짭조름한 반찬이 올라와야 입안에서 균형이 맞고, 반찬을 조금씩 정성껏 먹는 문화라 짠맛이 적은 양으로도 든든한 만족감을 준다는 해석이 있어요.

일본 음식을 10년 동안 취재한 한 칼럼니스트가 최고의 일본 음식으로 늘 밥을 꼽는다는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에요.

그러니 조림이나 구이 같은 반찬 간을 볼 때는 반찬만 따로 집어 먹지 말고, 흰밥 한 숟가락과 같이 씹어 보며 맛을 맞추는 게 정확해요.

그래서 저는 밥과 함께 먹는 반찬인지, 그릇째 마시는 국물인지부터 나눠 보길 권해요.

밥에 얹어 먹는 반찬은 쌀밥이 짠맛을 부드럽게 받아 주니 간이 조금 또렷해도 괜찮아요.

반대로 그릇째 훌쩍 마시는 맑은 국물은 재료 맛이 앞에 서도록 가볍게 맞추고, 진한 고기 육수는 잡내가 깔끔해질 때까지 간이 든든하게 받쳐 줘야 하고요.

평소 짠맛이 마음에 걸린다면 건강 이야기도 짚고 넘어갈게요.

일본에서도 과도한 염분 섭취가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정부에서 저염 운동을 꾸준히 벌여 왔다고 해요.

양념을 재료를 거드는 정도에서 멈추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소금과 간장을 덜 쓰는 쪽으로도 이어져요.

다만 건강 때문에 염분을 따로 관리하고 계신다면 어느 정도까지 줄여야 할지 담당 의료진과 먼저 확인해 주세요.

실제로 부엌에서 간을 맞출 때는 아래 네 단계를 차례대로 따라 해 보면 돼요.

  1. 1. 양념 넣기 전에 익은 재료나 밑국물부터 맛보고 본래 단맛과 감칠맛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요.
  2. 2. 소금이나 간장을 평소 절반만 먼저 넣고 짠맛보다 재료 맛이 먼저 올라오는지 살펴봐요.
  3. 3. 고기나 뼈를 우린 진한 육수라면 무거운 잡내가 정리됐는지를 기준으로 간을 조금씩 더해요.
  4. 4. 유즈코쇼 같은 곁들임 양념은 냄비에 다 넣지 말고 먹는 사람이 입맛에 맞게 더하도록 작은 종지에 따로 내요.
반찬인지 국물인지부터 나눠 보면 간 맞추기가 쉬워져요
흰 쌀밥 한 공기와 짭조름하게 졸인 조림 반찬, 맑은 장국이 목재 식탁 위에 45도 각도로 단정히 차려진 1인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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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을 넣을 땐 어떻게 맞출까요?

앞에서 이야기한 나고야 행사에서는 일본 가정식에 김치와 파프리카, 한국 장류를 넣은 레시피 206개가 공모됐어요.

심사로 뽑힌 세 가지 요리를 방문객이 직접 맛보고 투표했는데, 1위는 아삭한 파프리카와 부드러운 가지를 넣은 키마 장 카레였어요.

일본 가정식 특유의 담백한 바탕에 우리 고추장이나 쌈장을 더해도 참 잘 어울린다는 걸 보여 준 결과라, 집에서 색다르게 요리해 볼 때 좋은 참고가 돼요.

현장의 푸드 미디어 관계자는 달고 수분 많은 한국산 파프리카에 쌈장과 고추장이 더해져 풍미와 감칠맛이 깊어졌고, 친숙하면서도 신선했다고 평했어요.

직접 맛본 방문객 후기를 봐도 어느 재료 하나가 튀어 다른 맛을 방해하지 않고 조화로웠다는 이야기가 많았고요.

장이 카레 맛을 바꿔 버린 게 아니라 원래 요리를 거든 거예요.

앞에서 본 소금과 간장의 역할과 똑같은 방향이라, 한국 장을 더할 때도 재료 맛을 덮지 않을 만큼만 넣는 게 핵심이에요.

심사를 맡은 배우 겸 요리사 하야미 모코미치 씨도 고추장은 그대로 먹을 수도 있고 요리에 살짝 더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저는 일본식 요리에 한국 장을 넣을 땐, 원래 넣으려던 소금이나 간장 일부를 덜어내고 그 자리를 채운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넣어 보길 권해요.

우리 장류에도 기본 짠맛이 꽤 들어 있어서, 원래 레시피의 소금과 간장을 그대로 다 넣고 장까지 더하면 금방 짜지기 쉽거든요.

요즘 후쿠오카에는 한국인 입맛에 맞춰 고추의 매운맛과 된장 맛을 더한 빨간 국물 모츠나베를 내는 가게도 늘고 있다고 하니, 기본 간을 맞춘 뒤에 칼칼한 맛을 살짝 보태는 건 그다음 순서로 두면 돼요.

양념을 많이 쓰지 않는데도 일본 가정식 맛이 깊은 건, 소금과 간장이 재료 뒤에서 맛을 받쳐 줄 만큼만 들어가기 때문이에요.

오늘 저녁 부엌에서 간을 볼 때는 밥과 먹을 반찬인지 그대로 마실 국물인지 먼저 나누고, 재료 본래의 고소하고 달큰한 맛이 또렷해지는 지점에서 양념을 멈춰 볼까요?

오늘도 든든하게 한 끼 챙겨요.

여러분은 요즘 어떤 일본 요리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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